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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한국사회, 그리고 한국교육’의 현재와 미래…현안과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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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1-07-1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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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학회(회장, 정일환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6월 25일~26일 양일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2021년 연차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국회·정부·대학·연구기관에서 1,5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학술 논문 221편의 온-오프라인 발표와 다양한 학술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번 연차학술대회에서는 『한국, 한국사회 그리고 한국교육』이란 대주제 하에 '한국교육 진단, 미래교육의 설계와 운영'을 기획 주제로 하여 학제적 접근을 통해 한국 교육을 진단하고 현안과제와 그 해법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사실 교육입법, 교육정책, 교육연구는 불가분의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는 상호 소통이 활성화되지 않아 교육입법과 교육정책 수립에 필요한 연구와 정보 수집에 한계가 있었다. 특히 교육입법과 교육정책 수립의 이론적 배경 및 논리적·경험적 근거가 될 수 있는 우수한 연구 성과가 실제 정책에 적용되지 않는 사례가 많았다.

이에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교육입법, 교육정책, 교육연구 세 영역의 소통을 활성화하기 위해 국회 유기홍 교육위원장,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정일환 한국교육학회 회장, 3인이 참여하는 특별대담이 편성됐다.

◆ ‘한국 교육 현안과 해법’을 주제로 한 이번 특별대담에서는 우리 교육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미래에 나아갈 방향을 공동 모색한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 코로나19 대응 교육 현황 진단과 해법, △ 대학의 체계적 관리 및 혁신 지원 전략과 고등교육재정 지원 확충, △ 4차 산업혁명시대의 교육체제의 개편 방향과 청년 실업 문제 해법'에 대해 논의했다.

▶ 유기홍 국회교육위원장은 등록금 자율화 대신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과 대학 지원 한시 회계 도입을 대안으로 꺼내들었다.

그는 고등교육 재정 문제를 등록금 자율화를 통해 대학이 알아서 해결하라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며, “이전 정권과 지금 정권이 13년째 대학 등록금을 동결해놓은 만큼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등록금 자율화의 효과성 문제를 지적했다.

유 위원장은 중장기적으로 보면 안정적인 고등교육 재정 확보를 위해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 모집 등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을 지원하기 위해 5년간 한시적으로 대학을 지원하는 ‘대학균형발전특별회계’를 도입해 심폐소생할 시간을 벌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학 재정 지원을 위해선 사학 혁신 등 대학 공공성 강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있지만 대학을 일단 살려놓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유 위원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과제로 학습결손 문제를 들었다. 유 위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제대로 수업을 듣지 못한 대학생들에 대한 학력 보충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며 “올해 연말이 되면 사실상 2년간 코로나19로 인해 학생들이 강의를 제대로 받지 못한 셈이 된다. 전문대의 2년제 과정을 다니는 학생의 경우 제대로 수업을 받지 못하고 졸업하는 경우도 있다. 4년제 과정에 다니는 대학생들도 역시 문제다. 취업을 앞둔 3, 4학년 학생들은 제대로 공부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회로 진출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우려했다.

▶ 유은혜 교육부총리는 유기홍 위원장이 제시한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과 대학 특별회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신입생 미충원대학이 늘어나면서 고등교육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크다”면서 “팬데믹 이후 우리교육에 닥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 고등교육재정 확충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특별회계도 의미 있지만 유아지원특별회계처럼 한시로 운영되면 (고등교육 재정을) 지속 확충할 방안 마련이 어려워진다”며 “한시적으로 마련한다고 해도 이후까지 재정을 확충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 여건이나 재정여건이 너무 부실해서 한계대학인 경우 체계적으로 청산하고 폐교할 수 있는 절차를 법적으로 만들고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며 “지난번에 (대책을) 발표했고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그 동안 복잡하게 특수목적 사업 통해서 지원했던 것을 대학혁신사업 중심으로 재편해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이어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산재된 관련 정책을 총괄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교육부가 고등교육 부분의 미래인재 양성 관련 정책을 총괄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안을 관련 부처와 협의 중이며 특히 신기술·신산업 분야에서 대학이 11만 명 인재 양성하도록 하는 안을 준비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 정일환 한국교육학회 회장은 “등록금 동결과 고등교육 재정 확보의 문제는 개별 문제로 다뤄선 안 되고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며, 대학 자율성을 전제한 정책 대안이 펼쳐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또 "대학을 정부가 일일이 규제하고 통제한다면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AI) 시대에 적합한 인재 양성이 어렵다"면서 "고등교육 부분은 (대학) 자율권을 전제로 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부의 대학기본역량 진단(역량 진단)에 대해서도 정 회장은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가 과연 고등교육과 연구에 얼마나 도움을 주고 있는지, 대학이 갖고 있는 여러 역량을 극대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면서 “정부가 대학에 대한 평가를 일종의 대학 통제 장치로서 활용할 게 아니라 과감하게 대학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정 회장은 “초등학교를 5년제로 개편하는 대신 고등학교를 4년제로 늘려 진로와 직업 선택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시대적 흐름에 맞다”며 현행 6-3-3-4 학제를 미래교육체제에 맞게 5-3-4-4로 개편할 것을 제안했다. 정 회장은 또 9월학기제를 도입, 선진국등과 학기제 연동을 통해 교육의 국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 회장은 “교육장 인사가 마치 교육감의 전리품이나 선거에 따른 논공행상 자리로 이용되고 있다”며 “임명제 대신 지역주민과 학부모들로 구성된 교육장 추천위원회를 구성, 이곳에서 교육장을 선출토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지원청을 학교 컨설팅 센터로 전환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교육을 실시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인사 시스템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 한편, 송호근 포항공대 석좌교수, 윤평중 한신대 교수, 정영수 충북대 명예교수가 각각 초청 및 기조강연에 나섰다. 송호근 석좌교수(포항공대)는 사회학적 접근, 윤평중 교수(한신대)는 정치철학학 접근, 정영수 명예교수(충북대)는 교육학적 접근을 주제로 강연을 행했다.

▶ 이날 초청 강연자로 참여해 학술대회 첫 발표자로 연단에 오른 송호근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석좌교수는 <한국의 교육, 교육부가 두렵다>란 주제의 강연을 통해 “한국의 교육대계는 교육부가 두렵다”면서 교육부 자체 구조조정은 필수적이라 주장했다.

교육부는 입시와 정원, 재정을 다 틀어쥐고 대학자율성을 해치는 규제만 남발하며 통제권한을 결코 내려놓지 않으며, 대학은 미래 대응적 구조조정을 단행할 여력이 없고, 자체 경쟁력을 배양할 자원이 부족하다고 현실을 진단했다.

“권한이 ‘있을 곳’과 ‘없을 곳’을 가려야 하며, ‘규제권력’이 아니라 ‘지원권력’이어야 한다”는 송 교수는 교육부가 규제권력을 철회할 곳으로 획일적 입시, 학생 정원조정, 수업관리와 운영요건 감독, 행정감사, 재정감사 등을 제시했다. 입시와 정원은 자율에 맡기자고 제안한 송 교수는 교육부는 “입시와 정원은 큰 원칙의 윤곽을 제시하는 선에서 그치고, 작고 세밀한 곳까지 일일이 간섭하는 개입은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권한이 있을 곳으로는 재단운영, 교육, 연구, 행정 등에서 발생할 비리를 사전에 방지하는 예방적 개입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송 교수는 교육부가 가장 심혈을 기울일 곳은 역시 교육백년 대계를 세우는 일로서 그것도 강요가 아니라 권고사항이어야 한다면서 교육부는 강제하는 기관이 아니라 기획하고, 권고하며, 지원하는 기관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윤평중 한신대 교수는 <한국사회와 한국교육의 변증법: 정치철학적 접근>이란 제목의 강연을 통해 ‘입시야말로 계급투쟁의 최전선이다’는 진단에서 시작해 능력주의의 정당성 여부를 보편 정의론으로 점검함으로써 한국사회와 한국교육의 변증법을 정치철학적 관점에서 추적했다.

윤 교수는 한국교육 현장은 명분과 현실이 날카롭게 부딪히는 대표적인 분야로 공식 언술 차원에서는 고매한 교육철학 담론과 이상주의적 교육정책이 넘쳐나지만 행동으로는 사적인 이익 추구에 여념이 없는 ‘교육 이중규범 사회’라 지적했다.

윤 교수는 한국인에게 깊숙이 내면화되어 있는 마음의 습관은 ‘대학입시야말로 한국적 계급투쟁의 최전선이다’는 사실이며, 수많은 교육전문가들의 헌신과 역대 정부의 노력에도 한국교육 현실이 개선되지 않는 것은 ‘입시가 계급투쟁의 최전선’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에 의하면 능력주의 담론 자체는 입체적이며 복합적인 담론이다. 능력주의는 진보적이면서도 보수적인 함의를 동시에 갖는다. 따라서 능력주의를 조잡한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라고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작금의 풍조는 사실(史實)에 부합하지 않는다.

윤 교수는 학교교육을 성적지상주의와 명문교 입학으로 사사화(私事化)하는 한국교육의 통폐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교육정책의 변화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복합적 난제를 일도양단해 해결하려는 역대 정권의 시도가 오히려 한국교육 상황을 개악(改惡)시켰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교육문제는 사회경제적 문제임과 동시에 정치철학적 주제이기도 하다는 윤 교수는 공정성의 첫 단계인 경쟁의 출발점과 과정의 공평이야말로 한국사회 진화의 현 단계에서 긴급한 과제임을 강조한다. 공평이 부재한 공정은 사상누각이며, 공정이 결여된 공평도 일차원적이기 때문이다.

윤 교수는 공화의 나라로 나아갈 한국사회의 주요과제로 첫째, 사회적 경쟁의 출발과 과정에서 공평성 확보, 둘째, 합당한 격차의 인정과 사회적 약자 보호로 확보되는 공정의 수립을 제시한다. 그는 시민정신의 빈곤과 그 왜곡된 전개야말로 현대한국사회가 풀어야 할 난제라고 본다. 교육문제가 사회문제와 분리 불가능한 것은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 기조강연을 맡은 정영수 충북대 명예교수는 갈등적 관점에서 모든 한국교육의 문제를 풀어가려는 평등주의적 사고의 지배와 자율적 존재로서의 성취동기의 극대화를 위한 노력의 억제로 인해 우리의 공교육은 심각한 위기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가장 심각한 문제로 우리의 담론이 교육의 본질에서 점점 더 멀어져 가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과 “좌파 교육감, 전교조 교사들의 참교육 지배 헤게모니가 역설적으로도 교육의 제자리 상실과 정치적 도구화를 촉진시키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학교교육의 본질을 회복하고 보수적 및 진보적 두 가지 관점을 아우르는 본질적 담론이 이루어지는 문화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출처: 대학지성 In&Out(http://www.unipress.co.kr)